top of page
검색

故석금호 산돌 의장, 은관문화훈장

4시간 전
2분 분량


문화체육관광부는 고) 석금호 의장을 40여 년간 1000종이 넘는 한글 글꼴을 개발, 보급해 컴퓨터 환경에서 한글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한글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026년 한글날을 맞이해 은관문화훈장을 추서했습니다



[산돌문화재단의 훈장추서 제안 요지]


한글 글꼴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꾼 석금호


“우리글로 된 출판물을 제작하는데 일본에서 만든 글꼴을 써야 한다니!”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다양한 서체들이 눈길을 끕니다. 반듯반듯한 고딕체부터 캘리 그래피라 불리는 멋글씨,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손글씨들까지 개성을 한껏 뽐낸 글꼴들 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의 출판현실은 일본의 사진식자를 사용해 야만 했습니다. 우리만의 글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글꼴 주권’이 없는 현실에 분개했던 석금호는 '한글서체 독립'을 꿈꾸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정신을 이어받아 한글 글꼴 창제의 길로 나서게 됩니다.

마침내 1984년 글꼴 개발 전문 회사인 산돌을 창립하고, 한글 서체를 본격적으로 발표 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기존의 납활자나 일본의 사진식자 환경에서 벗어나, 컴퓨터 환 경에 필요한 한글 글꼴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보급한 국내 최초의 시도로 평가받습니 다.

한국 글꼴산업의 태동을 이끈 석금호는 지난 40여 년 간 맑은고딕, 나눔체, 산돌고딕 네오 등 천 여종의 글꼴을 개발해 한글의 문화적 위상을 높인 것은 물론 국민의 자존 심과 국가 경쟁력까지 향상시켰습니다.

‘맑은고딕’은 2006년부터 윈도우 비스타, 윈도우7 등 전 세계 PC에 기본 탑재되어, 한 글의 조형미와 가독성을 세계 표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 전까지는 일본의 나루체에 뿌리를 둔 정체불명의 굴림체가 윈도우의 기본 한글 서체였습니다. 맑은고딕의 등장은 한글이 더 이상 일본 글꼴에 의존하지 않고, 세계인의 컴퓨터 화면 위에서 당당히 빛 나는 시대의 시작임을 알렸습니다.

산돌네오고딕은 애플 iOS의 기본 한글 글꼴로 선정돼,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렸습니다. 구글, 아이비엠(IBM), 어도비(Adobe) 등의 기업에도 한 글 전용 서체를 개발·공급함으로써, 한글이 세계 디지털 환경에서 당당히 쓰일 수 있 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일본 최대 글꼴 회사인 모리사와에 오히려 한글 글꼴을 수출하는 역사적 이변을 일으키며, 한글 글꼴이 수입의 대상에서 수출의 주인공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대내외 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라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20여 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글꼴을 개발·수출하며, 한글과 세계 문자의 조화로운 통합을 실현했습니다.

한글 글꼴을 문화산업으로까지 끌어올린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석금호는 국내 최 초의 구독형 글꼴 거래소인 ‘산돌구름’ 서비스를 개발해, 3만여 종의 글꼴을 월 35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문화산업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로 인해 글꼴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고질적인 저작권 문제는 사라졌고, 수많은 독립 디자이너와 중소기업은 마 음껏 글꼴을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외에도 석금호는 전국 1,200여 개 교육기관에 글꼴을 무상 보급하고, 초록우산어린 이재단과 협력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글꼴을 기부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글꼴 나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한낱 글꼴 하나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글꼴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한글 글꼴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꾼 석금호가 걸어온 길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bottom of page